꼴라쥬 (ⓒ 미엔느)

 

 

 

 [ 작품정보 ] 

 

* 배경/분야 : 현대물 캠퍼스물
* 작품 키워드 : 성장물 달달물 힐링물

* 인물 소개
   공 (지유환, 23세 / 190이상)

   - 시인공 난청공 연하공 존댓말공
   - 난청을 앓고 있는 시인. 신간을 발매할 때마다 부수를 갈아 치우는 문학계의 아이돌. 평론가들은 그를 두고 가장 절망적인 지대에 홀로 서서 썩은 영혼들을 위한 시를 쓰는 시인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잔뜩 비틀린 것들만을 써내던 그의 언어는 어느 봄날 백성현을 만난 후로부터 어딘가 다른 울림으로 피어나기 시작한다.
   수 (백성현, 24세 / 180정도)

   - 짝사랑수 강수 상처수
   - 시설에서 자라 이리저리 치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로움에 무뎌지게 된 고학생. 매사에 무미건조하고 말수가 적은 편이지만 지유환을 앞에 두었을 때만큼은 왜인지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진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열렬히 갖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 것은 그 해의 봄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였다.
* 이럴 때 보세요 : 천천히 빠져들고, 갑작스러운 마음에 속앓이도 하다가 손끝부터 닿고. 마침내는 외로운 두 사람이 서로의 깊은 곳까지 스며드는 이야기가 보고 싶을 때.

 

 

 [ 개인의취향 ] 

 

꼴라쥬 ★★★★★ ( 또 다른 인생작 )

지유환 ★★★★☆

백성현 ★★★★

 

꼴라쥬 2권 (+외전 1권) 총 3권

2022.04.07. ~ 2022.04.08. 읽음

 

 

꼴라쥬는 해후를 읽고 나서 비슷한 느낌의 소설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중에 꼴라쥬를 추천하는 글을 보고 담아놨던 작품이다. 마침 1권 무료 이벤트를 하고 있기도 했고 외전까지 총 3권이라 주말이 오기 전에 읽기 딱 좋을 것 같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했는데. 이럴 수가 이걸 이제야 보다니.

 

꼴라쥬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면 '상처와 아픔을 가진 둘이 만나 서로가 서로의 구원이 되는 이야기'인데 그게 너무너무 마음이 아프고 슬퍼서 월루 중에 보다가 눈물 나는 거 겨우 참고 퇴근길에 외전 읽다가 눈물 찔끔 나고 집에 와서 얼마나 펑펑 울었는지 모른다. 눈물 콧물 다 쏟았다 ;-;

 

더 볼 게 없다는 게 이렇게 아쉽게 느껴질 줄 알았으면 좀 더 곱씹으면서 아껴 읽을걸.

 

본편에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많지만 (사랑니, 벚꽃, 고백, 라디오 등등) 너무 많아서 제일 최근인 외전이 특히 더 기억에 남다 보니 온통 외전 부분이네.

 

 

 

왜 네가 전부가 돼 버릴까봐 무서웠을까.
"네가 세상이라면…,"

지레 겁을 먹고 뒷걸음질 쳤다. 가시 하나 없는 마음을 두려워했다.
"…그건 꿈같은 일일 텐데."

 

꼴라쥬 (collage) 외전 | 미엔느 저

 

 

 

 

 

지유환에게 무례하게 구는 남자(ㅁㅊㄴ)을 보고, 성현이가 "야, 꺼져"라고 말하는 부분.

성현이가 좋아지는 무수히 많은 순간들 중에 이때가 단연 최고가 아니었을까 싶었던 장면이다.

세상에 둘도 없는 내 편, 나를 위해 불같이 화를 내주는 사람.

 

 

"너무했어요."
"여기서 어떻게 더 좋아하라고…."

 

꼴라쥬 (collage) 외전 | 미엔느 저

 

 

 

 

 

고장 난 라디오를 소중하게 매만지고 있던 백성현에게 위안과 용기를 얻은 지유환.

제대로 작동도 안 되는걸 왜 버리지 않느냐 물었을 때 너한테 소중한 건 나한테 소중한 거라던 성현.

 

 

그래, 그런 대답을 받았을 때부터. 고장 난 채로도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또 한 번의 구원이었다. 이대로 살아가도 잘못된 게 아니라는 위로였다.

 

꼴라쥬 (collage) 외전 | 미엔느 저

 

 

 

지유환은 손끝으로 모든 감각을 집중했다. 말을 할 때면 고르게 울리던 울대뼈가 백성현이 웃을 때면 미묘하게 더 낮은 곳에서만 진동했다. 아, 이 웃음소리도 그는 알고 있었다.

 

꼴라쥬 (collage) 외전 | 미엔느 저

 

 

 

 

 

그리고 제일 오열하게 만든 25번째 백성현의 생일 축하.

 

 

생일이 언제냐는, 그런 에두른 질문 없이도 그는 축하받아야 마땅한 사람이었다. 이 눈부신 초봄에 태어나준 것만으로 고맙다는 말을 들어야 할 사람이었다.

 

꼴라쥬 (collage) 외전 | 미엔느 저

 

 

가장 친한 친구에게서 생일 축하를 받고, 사랑으로 키워주신 원장님과 아이들에게서 축하를 받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축하를 받고. 

유환이가 준비한 이 모든 것들. 그리고 성현이가 좋아하는 음식, 둘만 아는 그곳, 그리고 생일 축하 노래.

 

 

"초봄에 태어난 걸 축하해요."
- 이런 날에 태어난 사람도 있겠죠.
"생일마다 벚꽃을 보는 소감은 어때요."
- 그 사람은 생일마다 벚꽃을 보겠어요.

"생일 축하해요."
"태어나줘서, 고마워요."

네가… 내게 눈부신 밤이고 온 세상을 가득 메울 따뜻한 노랫소리야.
유난히 일찍 맞은 아침, 창가로 내리쬐는 햇살. 그 옆을 날아다니는 정령 같은 불빛이지.
생명의 원소이자, 나의 새로운 근원. 살아갈 목적인 동시에 살아낼 과정. 그건 너야. 네가 그런 거야.

그랬던 네가, 오늘은 봄이 되었구나.

"고마워."
"이런 봄은… 본 적이 없었어."

 

꼴라쥬 (collage) 외전 | 미엔느 저

 

 

 

앞으로 매년 봄이 오고 벚꽃이 피면 많이 생각 날 것 같아.

백성현, 생일 축하해.

 

 

 

 

 

+) 다시 읽다가 남기고 싶어서 추가 (4/24)

 

 

 

"나한테 약 같은 건 왜 가져다줬어. 우산은 왜 씌워줬어. 왜 그렇게 다정했어. 너한테는 아무것도 아닌 게."
"하나같이 나한테는 다 너무 크고, 대단한 것들이었단 말이야……."

 

꼴라쥬 (collage) 1권 | 미엔느 저

 

 

 

"형은 이제부터 어디 박고 싶으면,"
"제 입에다 하는 거예요."

 

꼴라쥬 (collage) 2권 | 미엔느 저

 

 

 

지유환은 지금 그의 세계에서 가장 예쁘게 빛나는 말들을 모아다가 자신에게 건네주고 있었다. 그래놓고는, 그 소중한 것들을 이렇게나 조심스럽게 건네놓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사람처럼 고요하게 종이를 내려놓는 것이었다.

 

꼴라쥬 (collage) 2권 | 미엔느 저

 

 

 

"형."
"해 준 게 없다는 말 하지 마세요."

"이 따위 세상인데도."
"형은 나를 살게 하니까. 살아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니까."

 

꼴라쥬 (collage) 2권 | 미엔느 저

 

 

 

앞으로도 나는 단어와 단어 사이의 당신을 찾아낼게.
그 어떤 혹독한 문장 속에 숨더라도 쉼표를 열어줄게.
계속해서 이어나갈 공백과 온갖 어휘를, 그리하여 무사히 찍어 누를 온점까지도.
그래, 나는 나의 언어를 모두 당신에게만 줄게.

당신은 그 안에서 아름다운 시처럼만 살아줘.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여운으로 숨 쉬어 줘.
새하얀 물결 위로 햇살이 번져나가는 지금, 오래 기다렸지.

당신과 내가 하나가 될 시간이야.

 

꼴라쥬 (collage) 2권 | 미엔느 저

 

 

 

 

 

 [ 소장인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