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더모니엄 (ⓒ 임차견)

 

 

 

 [ 작품정보 ] 

 

* 배경/분야 : SF/미래물 판타지물
* 작품 키워드 : 전문직물 시리어스물 사건물 약피폐물 재회물 정치/사회/재벌 디스토피아 포스트아포칼립스 크리처 가상한국 군부물 쌍방구원 3인칭시점

* 인물 소개

   공 (천제원)

   - 미인공 군인공 강공 냉혈공 집착공 복흑/계략공 존댓말공

   - 중령, 돌연변이 부대를 이끈 유일한 신인류. 냉혹하며 살육도 거침없이 행하는 잔인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무심하고 독단적이지만 단 한 사람, 정이현에게만큼은 곁을 내주고 존중해 줄 만큼 관심이 지대하다. 집착이라고 느껴질 만큼.
   수 (정이현)

   - 미남수 군인수 단정수 상처수 능력수

   - 대위, 권위 높은 정승학 박사의 아들. 차분하고 신중한 성격을 지녔으며 내심 정이 많고 정의로운 편이다. 꿈도 희망도 없는 세계를 구원해 줄 유일한 키 같은 존재다.
* 이럴 때 보세요 : 황량하고 무미건조한 세계관 속, 서로가 유일한 버팀목인 그들만의 애절한 아포칼립스 BL물이 보고 싶을 때.

 

 

 

 [ 개인의취향 ] 

 

팬더모니엄 ★★★☆

천제원 ★★★★

정이현 ★★★

 

팬더모니엄 총 4권

2022.09.11. ~ 2022.09.12. 읽음

 

 

표지에 홀려서 시작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던 작품. 공과 수 각자가 지니고 있는 사연이나 사건의 진실, 과거에 얽혀있는 관계가 호기심을 자극했고 계속 궁금하게 만들었다. 복선을 깔아 두면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크게 반전이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전투가 지루하지 않게 해 주었다.

 

천제원의 잔혹하지만 뛰어난 능력, 다른 사람에게는 칼 같지만 정이현에겐 약해지는 모습, 복수를 위해 그 자리까지 올라가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는 공을 매력 있는 캐릭터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최고는 역시 천제원의 판도라와 돌연변이의 관계였다. 유지우 중사 이야기가 최고 반전이라 느껴졌을 정도로.

 

정이현은 나에게 좀 어려운 캐릭터였다. '희생'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지만 자신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줄 알았던 삶이 알고보니 그런 삶을 살 수 밖에 없도록 설계된 것이라는 점은 한 번씩 답답한 행보를 보이던 수를 이해해야 한다고 머리로는 생각했지만 마음으론 완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가 이해 가다가도 어느 순간 내보이는 무모함이 싫었다. 무모한 선택과 판단이 능력으로 포장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3권 중반에서 보이는 수의 행보가 이 작품을 보면서 가장 고구마였던 구간이었다. 능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혼자선 해결할 수 없는 일을 벌이면서 공의 걱정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못하고 제 일을 막는 사람으로 여기는 게 특히 싫었다. 물론 나중엔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수도 공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지만;~; 단순히 갈등 문제가 아니라 같은 이유로 반복되야만 하는 상황은 아쉬웠다. 

 

천제원이 절대적인 신의 존재였던 이던의 마지막 선택과

선과 악은 나눌 수 없다, 내 신념이 누군가에겐 악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기담영의 마지막이 순간은

단순히 악역들의 최후라고 느껴지지 않았다는 게 참 인상 깊었다. 마지막의 순간에서 그들이 가진 신념이 너무도 단단해 보여서 수보다 매력 있게 느껴졌을 정도라 한 줄이라도 꼭 기록해둬야지 생각이 들었다.

 

결국 공과 수는 서로에게 원앤온리일 수밖에 없는 관계, 결국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는 건 절절하게 와닿아서 마음에 들었던 결말이다. 온전히 평온한 삶은 아닐지라도 둘이 계속 함께하는 삶이 그려지고, 앞으로 더 행복하게 잘 살 것 같다는 기대감을 주는 마지막도 좋았다. 

 

+) 그리고 씬에서는 평소 말투와 크게 다를 바 없어서 딱딱하게 느껴지는 건 아쉬웠지만 그래도 중령님 하다가 형이라 부를 땐 좋더라...(*´ლ`*) 그리고 4권에 생각도 못한 쌍방분수가 있음.

 

 

 

"나는 내가 이뤄야 할 걸 두고 죽지 않습니다."

"내가 구하겠다 결정하면 아무도 죽이지 못해."

 

― 팬더모니엄 2권 | 임차견 저

 

 

"미치든 미치지 않든 그딴 건 상관없어. 정이현이 해야 할 건 하나입니다. 미치겠다면 넌 내 옆에서 미치면 돼."

 

― 팬더모니엄 2권 | 임차견 저

 

 

"내가 죽을까 봐 무서워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

내뱉는 목소리가 고요했다. 맞닿은 시선은 떨어지지 않고 닿아 있는 체온만이 유일한 듯 제원의 눈에 담은 건 이현뿐이었다. 그 어린 정이현도, 지금의 정이현도.

"나는 단 한 번도."

"……."

"……단 한 번도, 슬프다 생각한 적이 없는데. 가끔 너를 볼 때면 슬퍼지는 것도 같아."

"너를 보면 약해지는 내가. 여태까지 살아온 이유를 놓지 못하는 내가."

 

― 팬더모니엄 3권 | 임차견 저

 

 

"목표만 이뤄진다면 네 손에 죽어 주지."

"……."

"그러니 그때까지라도 나와 함께 있어."

 

― 팬더모니엄 3권 | 임차견 저

 

 

"네 앞에 있는 나를 본 대로 믿을 수는 없습니까."

얼굴을 쓸어내린 이현이 입술을 깨물었다. 내뱉어지는 모든 것들이 온몸을 짓누르는 것 같다.

"내가 네게 보인 감정까지 거짓으로 치부하지 마."

 

― 팬더모니엄 4권 | 임차견 저

 

 

"당신을 원망합니다."

"그보다 더 원망하는 건……."

제 손을 잡아 준 게 누구인지 알았기에. 그 손을 붙잡고 싶어 하는 게 누구인지 알았기에. 그를 볼 때마다 계속해 차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고 외면하고 싶어도 결국 눈치챌 수밖에 없었다.

"당신을 믿고 싶다고 자꾸만 생각하게 되는 접니다."

그를 믿고 싶었다.

 

― 팬더모니엄 4권 | 임차견 저

 

 

닿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이 순간을 살아가는 것에 애가 타는데.

"우리는 앞으로도 평범한 삶을 살아가지는 못할 겁니다."

함께하는 이 모든 순간들이 기적처럼 느껴지는데.

"그렇지만 다른 연인들처럼."

"……."

"해 보지 못했던 걸 나누며 서로의 곁에 있는 순간을 당연하게 여겼으면 해."

 

― 팬더모니엄 4권 | 임차견 저

 

 

 

 

 

 [ 소장인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