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칙 (ⓒ 채팔이)

 

 

 

 [ 작품정보 ] 

 

* 배경/분야 : 현대물

* 작품 키워드 : 시리어스물 정치/사회/재벌 배틀연애 애증 신분차이

* 인물 소개

   공 (권태하, 32세)

   - 강공 집착공 냉혈공 혼혈

   - 독일계 조선회사 STA 코퍼레이션 차남이자 후계자

   수 (주하원, 28세)

   - 미인수 무심수 

   - 카지노 VIP 딜러

 

 

 

 

 [ 개인의취향 ] 

 

반칙 ★★★★☆

권태하 ★★★★☆

주하원 ★★★★★

 

반칙 7권 (+외전 2권) 총 9권

2022.04.26. ~ 2022.04.30. 읽음

 

 

반칙은 흥미진진한 한 편의 추리소설을 읽는 기분을 BL에서도 느낄 수 있구나 했던 작품이다. 1권 무료 때 재밌게 읽었던 작품 중 하나라 기대가 컸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특히, 초~중반 권태하와 주하원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이 미친 듯이 몰입하게 만들었고, 둘 사이의 텐션이 너무 좋아 읽는 중에도 다시 처음부터 읽고 싶은 기분을 느꼈다. 

 

내가 읽은 BL 중에 가장 많은 인물이 등장해서 스토리에 집중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 인물들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면서 따로 또 같이인 관계성의 변화가 오히려 '호'의 요소가 되었다. 인물들 간에 엮인 사건들이 스토리를 더 풍성하게 하고 흥미롭게 만들었다. 어떻게 전개될지 계속 궁금하게 만들었고, 혼자 추측하면서 내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때의 반전은 짜릿했다. 

 

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그곳에 있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하는 것도 좋았다. 마카오 뒷골목이라던가 호텔 카지노, 크루즈 등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배경들이 소설에 더 몰입하게 만들었다.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기분.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풀어나가다가도 다시 꼬이고 또 풀고 하면서 공수의 서사를 쌓고, 그 과정에서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만들고. 장편임에도 술술 읽혔고 마무리까지 좋았다. 

 

 

 

 

 

인상 깊었던 부분

 

1. "안녕."

 

"안녕하십니까, 권태하님. 예약자 분의 성함이 다른 분이라 미처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괜찮아, 안녕."

 

― 반칙 1권 | 채팔이 저

 

권태하는 이미 18살의 주하원을 만났고 첫 만남부터 복수심과는 다른 감정을 마음에 담았지만 제 마음을 숨기며 잊고자 했고. 십여 년이 흐른 후 주하원에게 "안녕."이라고 인사하는 모습이 처음에는 그저 '인사'의 의미였다면, 완결까지 다 보고 나서 "안녕."이라는 의미는 색다르고 반갑게 느껴졌다. 마음이 찌릿하기도 한 것이...

 

 

 

2. "폴드."

 

"어쭈, 이거 봐라."

동요 없는 손으로 카드를 거둬가는 나를, 그가 재미있다는 듯 바라봤다. 불길함이 어느 정도는 들어맞은 듯했다. 나를 시험해봤거나 렌즈에 대해 알아차렸거나 둘 중에 하나였다.

 

― 반칙 1권 | 채팔이 저

 

 

언제 그랬냐는 듯 다른 화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들을 틈타 권태하의 카드를 재빠르게 확인했다.

권태하 당신 또…….

9-트리플(투페어보다 높은 패)에 나도 모르게 놀라 그를 봤다. 권태하가 쯧- 혼내 듯 혀를 찼다.

"또 손버릇 나온다."

"그게 그렇게 궁금했어?"

 

― 반칙 2권 | 채팔이 저

 

 

 

3. 권태하와 주하원의 신경전/심리전

 

"카지노 딜러 말고 뒷골목 주하원에게 볼 일이 있어서."

뒷골목이라니……. 나는 웃었다.

"신발 더러워지셨습니다."

남자는 자신의 신발을 내려다보는 일없이 내 면상만 빤히 응시했다.

"생각보다 뒤끝 있네?"

 

― 반칙 1권 | 채팔이 저

 

 

"딜러 씨, 젖꼭지 비쳐."

권태하가 내 가슴팍을 가리켰다.

"공짜로 보셨으니 운이 좋으시네요."

 

― 반칙 1권 | 채팔이 저

 

 

"너 빚이 얼마야."

"80억 정도 됩니다."

"왜 뻥튀기해?"

"말투가 참 저렴하십니다."

"넌 밑이 저렴하고."

 

― 반칙 1권 | 채팔이 저

 

 

"사실…….. 조금 불안하기는 합니다."

의외라는 듯 놀라는 기색이 그에게서 느껴졌다.

"안 어울리게."

동시에 그의 손이 내 얼굴로 다가왔다.

"그래도 마음이 동하긴 하네."

흠칫, 그가 내 뺨을 가볍게 훑어 내리는 동안 어깨가 움찔했다. 경계하고, 당황하는 내 반응에 어쩐지 괜히 만졌다는 듯 무심히 손을 떼어냈다.

 

 

그렇게 닫히기 시작한 현관 사이로 그와 눈이 마주쳤다. 묘한 색으로 물들어가는 눈을 보는 도중 문은 완전히 닫혔고, 나는 그의 말에 황급히 현관의 거울을 쳐다봤다. 잘 갈무리했다고 했건만 눈빛에 아주 얕게 비꼼이 서려있었다. 권태하는 그 찰나의 시선을 읽어냈을지도 모르겠다. 문이 닫히기 직전에 그의 입술이 분명 이렇게 말했었다.

'속을 뻔했잖아.'라고.

 

― 반칙 1권 | 채팔이 저

 

 

"작정하고 홀리려는 거 몰랐을 것 같아? 내 대표님 좆이라니……."

그에게서 밭고 짧은 탄성 같은 웃음이 터졌다.

"……그래 보려고 했던 건 맞습니다."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위키리스크만 있으면 빚을 갚아주겠다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죠."

"못 찾으면, 혹은 주상경이 심어놓은 블러핑이라면."

"다시 빚을 진 채로 살아가는 거죠. 적어도 절반은 줄었으니 다행 아닙니까."

 

― 반칙 3권 | 채팔이 저

 

 

 

4. 권태하에게 괜히 맘 약해져

 

"불 밝게 해."

분명 10시에 일어나야 한다고 들었다. 지금은 4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

"어두우면 못 자."

"……."

 

― 반칙 2권 | 채팔이 저

 

 

"올라와."

흘끔 보니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바닥에서 자겠습니다."

"기껏해야 만지기만 할 건데 몸 사리지 마. 술 먹은 날은 혼자 자기 힘들어서 그래. 와서 안아줘 봐."

 

― 반칙 3권 | 채팔이 저

 

 

 

5. 재회와 재회

 

"그렇게 화가 났었는데 이상하게도……."

갑자기 그가 내 허리를 자신의 품으로 확 끌어당겼다. 서로 맞닿은 심장에서 거센 고동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권태하는 전에 없던 선명한 청색으로 나를 내려다봤다.

"보고 싶었어, 주하원."

"보고 싶었다고."

 

― 반칙 4권 | 채팔이 저

 

 

나는 아마도.

권태하,

당신을 기다리고 있던 거였다.

 

― 반칙 4권 | 채팔이 저

 

 

"……안녕."

그의 목소리가 습했다.

"……안녕."

내 목소리도 습했다. 나는 그를 보고 웃었다. 왜인지 자꾸 눈물이 흘렀지만 나는 안녕. 또다시 말했다. 후회뿐인 죽음의 늪에서 삶으로 끌어내진 내 새로운 삶에게도 그렇게 말했다.

 

"다시는."

그가 내 손에 입술을 댄 채로 눈으로만 나를 보며 말했다.

"아프지 마."

 

― 반칙 6권 | 채팔이 저

 

 

 

6. 

 

"당신이 날 찾아주기를 바랬으니까! 그녀가 살아있다는 것에 희망을 걸었고, 나를 대하는 지금의 권태하가 열여덟 살의 소년이 아니라는 것에도 희망을 걸었으니까요!"

 

 

"나보고 내 과거 전부 지우고 순수하게 널 좋아해 달라는 말로밖에 안 들려. 네가 도망친 것도 다 잊고 전부 용서하고 예뻐해 달라고 떼를 쓰고 있는 것 같은데, 내 말이 맞아?"

 

"그럼 안 돼요?"

 

― 반칙 6권 | 채팔이 저

 

 

"오래전에……. 널 본 적이 있었어."

 

"너 그때도 예뻤어. 데려가서 너보고 주상경의 죗값을 치르라고 하고 싶을 만큼. 그런데 난 나를 뒤흔드는 게 싫어. 그런 게 있다면 본능적으로 거부하지."

'저런 건 관상용이지.'

그렇게 말하던 권태하의 회청색 눈은 싸늘하기만 했었다. 그가 피가 차오르기 시작한 붕대를 가라앉은 눈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지금 그의 눈에서 한 꺼풀 무언가가 벗겨져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인정해야겠지. 본능이 졌다는 걸."

 

― 반칙 6권 | 채팔이 저

 

 

"앞으로는 너와 내 사이에 딜 같은 건 없을 거야."

"……."

"더는 주하원과 계산하고 싶지 않아."

 

― 반칙 6권 | 채팔이 저

 

 

주하원의 고달픈 인생이 안쓰러워서 순수하게 저를 좋아해 달라는 그 말이 마음이 아팠던 기억 하나.

그리고 여기엔 없지만 어린 하원이의 불행을 방치한 것을 후회하는 태하에게 후회하지 말라고. 대표님이 후회하면 자신의 과거가 너무 불쌍하지 않냐고 다독이는 하원이의 기억 하나.

 

서로가 서로에게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상황에서 결국 사랑을 선택한 둘은 운명이 아닐 리 없다.

 

 

 

7. 조커 

 

"대표님 다이아 A, 주하원 조커."

주하원이 딜러 일을 할 때처럼 승부의 결과를 읊었다.

"주하원, 조커를 다이아……."

권태하가 눈썹을 슬쩍 찡그리고 낭패를 본 입술을 끌어올렸다.

"K로 전환합니다."

'A'의 바로 밑의 카드 'K.'

그게 주하원의 대답이었다. 충분한 대답이었고 그에게 있어서는 완벽한 천국의 문이었다.

 

― 반칙(Joker track) 7권 | 채팔이 저

 

 

반칙 통틀어 제일 좋아하는 부분!

작가님 정말 천재인가 봐요. 어떻게 이런 장면을 쓸 수 있는 거죠;-;

주하원의 고백이 너무 주하원 다워서 더 좋았다.

 

 

 

8. 한날한시

 

"내가 죽으면 너도 죽는 게 낫지. 나 없는 세상에서 잘 사는 것 따윈 보고 싶지 않거든."

 

― 반칙 6권 | 채팔이 저

 

 

"한날한시에 죽자고. 상속에 문제없으려면 말이야."

"저 대표님보다 네 살 어린데요."

"나 없이 4년 더 살아서 뭐하게."

"그건 그러네요."

 

― 반칙(Joker track) 7권 | 채팔이 저

 

 

 

 

9. 💛

 

"어차피 내가 더 좋아하잖아?"

 

― 반칙(Joker track) 7권 | 채팔이 저

 

 

"……아. 권태하…… 좋아."

 

― 반칙(Joker track) 7권 | 채팔이 저

 

 

"Okay, Schatz." (그래요, 여보.)

 

― 반칙 외전 Joker 1권 | 채팔이 저

 

 

"나는……. 당신 기억도 못 하는데."

"응."

"당신은 내가 쳐다본 것도 기억하고."

"기억해."

주하원은 그의 목을 조금 더 깊이 끌어안았다.

"처음부터……. 나 되게 좋아했나 보다."

"……그랬어. 좋아했어."

 

― 반칙 외전 Joker 2권 | 채팔이 저

 

 

"세상에 당신만큼 나 생각하는 사람 없어."

"세상 어딘가에 다정하고 착하고, 돈 많은 새끼가 있을지도 몰라."

"그래도 그 새끼는 권태하만큼 내 생각 안 해."

"맞아."

 

― 반칙 외전 Joker 2권 | 채팔이 저

 

 

 

 

 

 

 

"개 같은 하루, 좆같은 내일."

 

― 반칙 1권 | 채팔이 저

 

 

 

"아니, 난 별로 안 강해. 아직도 시달리는 거 보면 모르겠어? 가만히 앉아있다가도 피가 거꾸로 설 때가 있는데 분노를 표출할 사람이 없어. 이게 아주 좆같은 건데, 그 아들놈에게 풀자니 이건 또 무슨 죄인가 싶어. 쓸데없이 예뻐서는."

 

― 반칙 3권 | 채팔이 저

 

 

 

"달콤하지?"
내 귓가에 속삭였다.

"이런 게 권력이야."

 

― 반칙 4권 | 채팔이 저

 

 

 

"알아?"
자칫 다정한 속삭임 같기도 했다.

"너 이거 반칙이라는 거."

 

― 반칙 4권 | 채팔이 저

 

 

 

"씨발, 그따위 것 아무래도 좋을 정도로."
그리고 그는 얼굴을 들어 가만히 나를 바라봤다. 자신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이 짓이기듯 말했다.

"네가 다른 새끼랑 엮여있는 게 참을 수가 없었다고!"

 

― 반칙 5권 | 채팔이 저

 

 

 

"겉으로는 패자지만 안으로는 승자라고. 누구 덕분에."
나는 마찬가지로 그의 입술을 매만지며 말했다.

"그거야말로 반칙이네요."
"새삼스레."

 

― 반칙 6권 | 채팔이 저

 

 

 

서로가 증오하는 사이여도 이상하지 않을 관계다. 서로가 서로에게 자석처럼 끌리는 것도 당연했고, 그들은 단지 애증에서 증오만 빼는 선택을 했다.

 

― 반칙(Joker track) 7권 | 채팔이 저

 

 

 

인생은 카지노 테이블이다.
살아남기 위해서 남을 속이기도 하고, 가짜 패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당신은 패를 숨겼고 그로 인해 최후의 승자로 거듭났다. 그러나 게임에는 조커(변수)가 존재했다.

권태하 자신조차도 내다보지 못했던 변수는 아마도 나라는 존재였을 것이다. 그러나 조커는 왕의 편에 섰다. 게임 판의 그 누구도 조커가 왕의 편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조커를 가졌다 하여 무조건 승리하는 건 아니지만, 답은 하나다.
누구든 반칙패를 드러내 보였을 때는 패자가, 완벽히 숨겼을 때는 승자가 되는 것이다.

 

― 반칙(Joker track) 7권 | 채팔이 저

 

 

 

 

 

 [ 소장인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