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 시리즈 '영겁회귀' (ⓒ 그웬돌린)

 

 

 

 [ 작품정보 ] 

 

* 배경/분야 : 판타지물 서양중세풍

* 작품 키워드 : 궁정물 시리어스물 환생물 회귀물 사건물 차원이동/영혼바뀜 왕족/귀족

* 인물 소개

   공 (시오엔 유브라데 라 크리스티)

   - 미인공 절륜공 집착공 복흑/계략공

   - 유브라데의 황제 ‘시오엔’의 사후 500년 후에 유브라데에 태어난 금발 금안의 황족

   수 (김민후)

   - 순진수 강수 능력수 얼빠수

   - 신의 길에서 골드 드래곤의 보물을 지키고 있는 소년.

 

 

 

 [ 개인의취향 ] 

 

영겁회귀 ★★★★★ (2권 최고 (˘̩̩̩ε˘̩ƪ))

시오엔 ★★★★★

김민후 ★★★★

 

영겁회귀 총 2권

2022.07.30. ~ 2022.07.31. 읽음

 

 

영겁회귀 1권도 재밌었지만 2권이 특히 더 재밌었다. 감정도 철철 흘러넘쳐서 눈물콧물 쏟고, 시오엔이 너무 안쓰럽고 완전히 돌려받지 못하는 사랑에 또 마음이 쓰였었는데 내 뒤통수를 치고 가는 반전에 시오엔의 여전함이 보여서 웃기도 하고. 그런 부분에서 재미가 확실했다.

 

1권을 보고 둘의 상황이 쉽게 유추 가능했다. 소년은 기억을 잃지 않은 듯 보였고, 크리스티는 시오엔이라고 불리지만 둘이 함께 하는 침대에서 소년을 파고드는 모습은 누가 봐도 김민후였으니까. 김민후의 크리스티에는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지만 시오엔의 영혼을 가진 소년에게는 큰 매력을 느꼈다. ― 두 번째 환생을 거치면서도 여전히 김민후를 지키기 위한 모습들, 김민후의 몸을 아끼고 더 단단하기 하기 위한 노력들. 

 

 

'난 당신 몸보다 내 몸이 더 소중해.'

그 말은 이런 뜻이었구나.

몸이 더 중요한가, 영혼이 더 중요한가. ― 그것은 미묘한 문제다. 대부분의 경우 영혼이 더 중요하다고 하겠지만 현실에서도 정말 그럴까. 우리가 그 사람을 '그 사람'으로 인정하는 것은 결국 그 외모가 아니던가. 그 외모를 보고 그 사람이라고 인지한다. 영혼을 인지할 힘을 가진 자는 아무도 없다.

 

― 구원 시리즈 '영겁회귀' 2권 | 그웬돌린 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훼손하지 마. 너는 네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내게 네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봐."

시오엔이 간청했다.

"아무도, 너조차도. 내 앞에서 너를 그렇게 말할 순 없어."

그렇게 두지도 않을 거고.

 

― 구원 시리즈 '영겁회귀' 2권 | 그웬돌린 저

 

 

나는 작품을 보면서 반전에 대해서 추측하면서 보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이 작품을 보면서 반전에 놀라움을 몇 번 가졌었는데.

김민후는 자신 때문에 시오엔이 두 번이나 죽었고, 세 번이나 그렇게 만들 수는 없다고 했지만 첫 번째 죽음은 시오엔의 마지막 30살이던 날이었고, 결국 시오엔의 죽음에 김민후가 함께 세상을 떠난 거였다는 게 나에게는 충격이었다는 점.

크리스티의 딸 니아의 비밀.

민후가 시오엔이 떠나는 줄 알고 붙잡기 위해 쫓아갔는데 알고 보니 시오엔은 떠나려는 게 아니었다는 점.

특히 마지막은 상처받았을 시오엔에 대한 마음이 최고점을 찍었을 때라 떠난다고 할 때 됐지༼;´༎ຶ ۝༎ຶ`༽ 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나중에 아니라는 걸 알았을 때 내가 쏟았던 눈물콧물이 갈 곳을 잃은 기분이었다. 이래야 시오엔이지 하는 생각도 들었던 장면이라 더 좋기도 했고.

 

김민후가 시오엔을 두고 니아를 구하기 위해 떠나는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슬프고 내가 다 상처받은 기분이라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 시오엔이 원하는 건 결코 날 위해 떠나는 김민후를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행동하는 김민후가 이해가 가면서도 싫었다. 시오엔이 자신을 '개'라고 표현하는 부분에서는 내 마음 찢어지는 줄 알았다ㅠㅠㅠㅠ

 

 

"식구들을 살리고 나서야 돌아보는 개."

시오엔이 중얼거렸다.

"주인이 돌아보지 않아도 주인을 쫓아오는…… 그런 미련한 동물."

 

― 구원 시리즈 '영겁회귀' 2권 | 그웬돌린 저

 

 

"나를 버려선 안 돼."

너만은, 그래선 안 돼.

내가 어떻게 달려왔는지, 알 수 있을 너만은.

내가 얼마나 원해왔는지, 알고 있을 너만은.

 

― 구원 시리즈 '영겁회귀' 2권 | 그웬돌린 저

 

 

서늘한 미모가 절망의 빛을 띠고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왜, 그랬어."

시오엔이 처음으로 진심을 토해냈다. 원망이었다.

"왜, 나를 버렸어."

 

― 구원 시리즈 '영겁회귀' 2권 | 그웬돌린 저

 

 

여전한 사랑의 크기에 김민후보다 시오엔에게 더 마음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었지만, 그래도 네세네가 있으니까. 네세네에서는 김민후가 시오엔 엄청 좋아한다고 하니까 그런 빌드업하는 기분으로 구원 시리즈를 시작했고, 구원-영겁회귀를 연이어 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오엔의 '영원한' 사랑의 집착이 돋보이고, 그게 큰 매력이라 너무 재밌게 봤다. 구원, 영겁회귀 그 자체로도 매력 있는 작품.

 

 

 

좋아하는 장면1 '두 번째 환생'

 

죽은 지 10년이 지나도 여전한 모습으로 시오엔을 기다리던 김민후, 시오엔의 손이 닿자 김민후는 먼지로 사라지고 그런 김민후를 보며 일말의 머뭇거림 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시오엔.

시오엔 2세가 13살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해서 처음에는 김민후의 크리스티가 겪었던 것처럼 시오엔의 환생체라는 것에 압박을 받아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했나? 돌이켜보니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했었는데...

 

미친 사람처럼 웃어대는 소년과 10년이나 썩지 않았다가 소년의 손이 닿자마자 가루가 되어 흩날린 시체. 모두를 두렵게 할 만한 일들이 계속되자, 사람들은 소년과 관에서 시선을 돌렸다. 더 이상은 바라보고 싶지 않았다. 뭐가 나올지 몰라서 무서웠다. 으스스한 하늘, 이미 숨어버린 달, 쏟아지는 비. 그 모든 것을 잠재우는 듯한 소년의 미친 웃음.

소년을 경호하던 여섯 명의 사내들조차 애매하게 시선을 피해버릴 정도로 웃던 소년이 갑자기 웃음을 그쳤다.

"그랬나."

소년의 입에서 나온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정한 목소리였다.

"기다린 건가."

 

― 구원 시리즈 '영겁회귀' 2권 | 그웬돌린 저

 

 

소년의 희고 깨끗한 목에 검날이 닿았다.

"잠――――――."

흘끗 소년을 돌아본 여섯 명의 사내 중 한 명이 놀라 입을 여는 순간, 소년은.

망설이지 않고.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자신의 목을 베었다. 깨끗하고 정확한 움직임이었다.

시오엔 2세력 3년, 황제 자살. 그의 나이 고작 열세 살이었다.

 

― 구원 시리즈 '영겁회귀' 2권 | 그웬돌린 저

 

 

 

좋아하는 장면2 '시오엔을 향해 몸을 날리는 민후'

 

민후는 이미 동굴의 입구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동굴 입구에서 내려다보자 시오엔이 서 있었다. 그가 뭐 하는진 도무지 알 수 없었지만, 시오엔인 건 분명했다. 흐린 달빛에 금발이 빛나고 있었다.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시오엔이 팔을 벌렸다.

 

― 구원 시리즈 '영겁회귀' 2권 | 그웬돌린 저

 

 

자신도 너무 무모한 짓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발이 더 빨랐다. 민후는 그대로 뛰어내렸다. 바람을 가르며 몸이 추락했다. 내장이 쏠리는 기분이 지독하게 불쾌했다. 시오엔을 향해서 떨어지고 있는 건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바람에 쓸려 눈까지 아플 정도였지만 민후는 후회하지 않았다. 이렇게 바닥으로 떨어지면 즉사겠지만, 그래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구원 시리즈 '영겁회귀' 2권 | 그웬돌린 저

 

 

손가락에 뭔가 걸렸다. 민후는 그것을 온 힘으로 붙잡았다. 민후뿐만 아니라 그쪽에서도 민후의 몸을 파고들었다. 시오엔의 품에 도착한 순간, 시오엔이 충격을 분산시키기 위해 땅으로 넘어졌다. 몇 번 구른 끝에 민후는 겨우 시오엔과 시선을 마주할 수 있었다.

"시오엔."

민후가 웃자 시오엔이 이마를 마주하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응, 기다렸지?"

 

― 구원 시리즈 '영겁회귀' 2권 | 그웬돌린 저

 

 

 

좋아하는 장면3 '떠나는 시오엔을 붙잡는 민후'

 

민후가 머리를 저었다. 그의 부정이 그의 마음을 말해주었다. 시오엔을 사랑하느니 사랑할 수 없느니 하는 것은 전부, 그가 떠나지 못한다고 생각한 데서 나온 자만의 목소리라는 것을. 그의 마음이 떠날 수도 있다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민후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눈을 깜빡였다. 어지러웠다. 땅이 제멋대로 움직인다. 민후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세상이 휘청거리는 것 같았다.

"안 돼……."

 

― 구원 시리즈 '영겁회귀' 2권 | 그웬돌린 저

 

 

"가지 마."

시오엔은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뭐?"

민후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 미친듯이 달려와서 그를 붙잡은 적도 없었다. 문득 시오엔은 현기증을 느꼈다. 이상한 일이었다. 그는 아무것도 해준 게 없는데 민후가 갑자기 그가 꿈에서라도 바라지 못했던 것을 하고 있다.

민후가 그에게 달려와 그를 붙잡고, 끌어안고 있었다.

"가지 마, 시오엔. 가지 마."

"무슨……."

"사랑해."

민후가 속삭였다.

"그러니까 가지 마."

사랑해서 버린다는 게 아니라 가지 말라고 한다. 이게 꿈인가. 시오엔은 가볍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렇지 않고서야 민후가 이런 말을 할 리가 없는데.

 

― 구원 시리즈 '영겁회귀' 2권 | 그웬돌린 저

 

 

+) 자신을 붙잡아준 민후를 생각하는 시오엔

 

시오엔은 가만히 헛기침을 했다. 그의 도자기처럼 매끄럽고 하얀 뺨 위에 핑크빛 홍조가 희미하게 퍼져나갔다. 민후가 쫓아왔다. 그에게 가지 말라고, 너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도 그의 목소리가 귀에 선했다.

행복하다는 건 부끄러운 기분과 비슷하구나.

 

― 구원 시리즈 '영겁회귀' 2권 | 그웬돌린 저

 

 

 

좋아하는 장면4 '시오엔에게 청혼하는 민후'

시오엔이 민후에게 9번 사랑을 고하는데서 오는 안타까움에 시오엔을 편애하게 되지만,

민후의 어쩌다 한번 오는 고백이 그 마음을 녹여주는데 이 장면도 그러한 느낌을 줬던 장면 중 하나. 

 

"나는 당신을 따라 죽을 순 없어."

내 말에 시오엔이 알고 있어 하고 낮게 말한다. 굳은 얼굴로도 내게 미소를 돌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그에게 속삭였다.

"하지만 당신과 같이 죽는다면, 좋아."

"……뭐?"

"다시 한번 심장을 묶자."

내 말에 시오엔이 눈을 크게 떴다. 그는 믿을 수 없어하는 얼굴이었다. 그 입술에 가까이 가면서 내가 속삭였다.

"너에게 내 심장을 줄게."

 

― 구원 시리즈 '영겁회귀' 2권 | 그웬돌린 저

 

 

시오엔이 나를 안은 채 내 귀와 목에 키스했다. 나를 놓지 않은 상태에서 닿은 모든 곳에 키스하는 그에게 청혼했다.

"세상의 끝으로 당신을 데려갈게. 당신이 싫다고 해도, 꼭 내가 당신을 데리고 갈게."

"그래, 반드시. 반드시."

그렇게 말하며 그가 병에 걸린 것처럼 키스를 퍼부었다. 나를 한참이나 안고 있던 그가 겨우 팔에서 힘을 풀고 내게 입술을 가져오기 직전, 내가 웃으며 말했다.

"반지는 당신이 줘."

그 말에 그가 환하게 웃었다.

 

― 구원 시리즈 '영겁회귀' 2권 | 그웬돌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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