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 선명)

 

 

 

 [ 작품정보 ] 

 

* 배경/분야 : 현대물
* 작품 키워드 : 성장물 잔잔물 공시점 첫사랑 나이차이

* 인물 소개
   공 (김지호, 20세 / 184.3cm)

   - 가출청소년>성인공 미인공 연하공 자낮공 가난공 까칠공 츤데레공 순정공 상처공 

   - 가진 것 없는 스무 살. 잘 살아 보려고 아등바등하는데 어째 더 추락하는 것만 같다. 가시를 잔뜩 세우고 경계하지만 서툴고 여린 면모까지는 숨길 수 없다.
   수 (연우정, 3n세 / 181.7cm)

   - 검사수 헤테로수 문란수 미남수 연상수 능글수 다정수 적극수 우월수 능력수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첫 만남에 생판 모르는 남을 집에 데려다 놓고 어떤 요구도 하지 않는 의문스러운 남자.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사람 신경 쓰이게 하는 타입.
* 이럴 때 보세요 : 상처 입은 어린 공이 수에게 주워져 사랑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보고 싶을 때.

 

 

 

 [ 개인의취향 ] 

 

이방인 ★★★★★

김지호 ★★★★

연우정 ★★★★★ (벤츠수)

 

이방인 4권 (+외전 1권) 총 5권

2022.05.15. ~ 2022.05.16. 읽음

 

 

「 "탈래? 갈 데 없으면." 」

 

 

[ 나를 이끌었던 부분 ] 

 

내 취향을 부순 두 가지, 나이 차이와 역 클리셰.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1n살의 나이 차이. 하지만 이방인에서는 그 나이 차이가 오히려 좋았다. 치기 어린 지호와 대비되는 연우정의 나른한 듯 여유 있는 말과 행동이 지금도 심장에 콕 박혀 두근거린다. 

 

보통 공이라 함은 수를 보호하고, 수는 공에게 보호받는. 흔하다고 하는 클리셰를 선호하는 나에게 이방인은 도전이나 다름없는 작품이었다. 보호받아 마땅해야 할 가출청소년이 공이고 누군가를 보호하기에 적절할 재력과 능력을 갖춘 검사가 수라니. 이방인을 재미있게 읽은 건 흥미로운 키워드도 한 몫했지만, 이를 이야기로 잘 풀어낸 작가님의 능력 덕분.

 

 

 

「 "그래서 지호야. 어떤 새끼가 이랬어?"

연우정은 아주, 아주 달콤하게 속삭였다. 」

 

― 이방인 1권 | 선명 저

 

 

 

지호에게 영향을 주는 연우정.

연우정이 지호에게 건네는 말에 구구절절 말할 수 없는 나의 과거가 함께 위로받았다. 나도 그때 이런 관심과 사랑, 믿음과 지지를 얻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보면서 참 울컥하는 순간이 많았던 것 같다.

 

 

문득 누구도 내게 이런 걸 가르쳐 주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이 두렵지 않은 방법. 밤이 오면 무릎까지 어둠에 잠기는 듯한 기분에 빠지지 않는 방법. 머리를 비우고 새로운 계획들을 집어넣을 수 있다는 사실.

 

― 이방인 1권 | 선명 저

 

 

"김지호. 가치 있는 물건이 되지 마. 가치 없는 사람이 돼."

 

― 이방인 2권 | 선명 저

 

 

"나는 지금 네 보호자야. 보호를 받아야 하는 사람은 어떤 것도 증명할 필요가 없어."

"꼰대 같아도 새겨 들어 봐. 난 그걸 너무 늦게 깨달았거든."

 

― 이방인 2권 | 선명 저

 

 

"천천히 생각해 봐. 내가 뭐라 말하든 지금은 와닿지 않을 테니까."

"……."

"그냥 하고 싶을 걸 해. 후회도 해 보고, 실패도 해 봐. 그리고 나한테 알려줘."

"뭘?"

"네가 뭘 잃고 뭘 얻었는지. 그리고 변하지 않는 건 뭐였는지. 전부."

 

― 이방인 3권 | 선명 저

 

 

"나는 네 세계에서 절대 변하지 않는 게 될 거야. 날 믿어. 그리고 지켜봐."

 

― 이방인 3권 | 선명 저

 

 

"한번 경험해 보고 나서 다시 안 가겠다고 생각하는 거랑 처음부터 나랑 안 맞을 거라고 짐작하는 건 다르다고 생각하거든."

 

― 이방인 4권 | 선명 저

 

 

 

 

 

귀여운 질투.

 

"자, 이제 변명해 봐."

"뭘?"

"왜 끌어안고 있었어?"

 

― 이방인 2권 | 선명 저

 

 

"그래서 지희 씨는 몇 살이야?"

"……이름 어떻게 알아?"

"명찰을 봤으니까요, 지호 씨."

 

― 이방인 2권 | 선명 저

 

 

"이거 뭐야?"

"어떤 여자가 줬어."

명함을 휙휙 돌리던 손이 멎었다. 그가 날 빤히 쳐다보았다.

 

"앞뒤도 말해야지?"

 

― 이방인 4권 | 선명 저

 

 

"넌 혼자 두면 늘 둘이 돼서 기다리고 있더라."

 

― 이방인 5권(외전) | 선명 저

 

 

 

 

 

우리 집.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눈에 보이는 변화가 좋았다. 둘 사이의 그 어떤 트러블도 더 이상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

자기 잘못을 바로 인정하고 사과하는 연우정과 연우정이 섭섭해하면 다신 하지 말아야지 하는 지호. 각자의 방식대로 상대방을 이해하려 하고 마음을 풀어주는 게 좋다. 내 자존심과 감정을 내세우는 이기적인 사랑이 아니라 조용하지만 단단한, 둘만의 견고한 사랑은 지켜보는 이 마저 반하게 만든다.

 

 

"내가 널 멋대로 살렸니?"

"그럼 멋대로 살려진 김에 살아 봐. 그냥. 한번."

 

― 이방인 1권 | 선명 저

 

 

연우정의 아픈 과거는 지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보육원에서 원장에게 학대를 받으며 자랐고, 죽음을 생각했지만 하찮게 죽고 싶지 않았던 허세가 그를 살렸다. 운이 좋게 은사님을 만나 불우했던 어린 시절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가족이 될 수는 없었다. 은사님은 연우정에게 고마운 분이지만, 그래서 두려운 존재이기도 했다.

 

그를 실망시키지 않으려 애썼을 연우정.

 

 

"넌 두려워하지 마. 내가 너한테 실망할까 봐. 설령 그런 일이 있더라도 그게 끝은 아니니까."

 

― 이방인 2권 | 선명 저

 

 

어린 시절의 연우정에게 필요했고, 받고 싶었지만 받지 못했던 애정을 지호에게 표현하는 연우정.

지호에게 준 연우정의 애정이 지호에게 큰 의미가 된 것처럼, 지호도 연우정에게 큰 의미가 되어버렸다.

 

 

"누구는 내 행복을 빌고, 누구는 내 불행을 빌어."

"……."

"그래서 나는 항상 다음을 생각하거든."

 

"근데 너랑 있으면 지금을 생각해. 넌 나한테 순간을 주고 있어."

"그러니까 아무것도 주지 못했다고 생각하지 마."

 

― 이방인 3권 | 선명 저

 

 

지호는 연우정에게 자신이 아무것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연우정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연우정은 지호와 함께 하면서 사랑을 주고 또 받는 법을 배우게 되면서, 은사님의 사랑 또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 때로는 준 것은 준 대로 순수하게 받는 게 좋은 것 같았다. 돌려주면 마음까지 돌려주었다고 생각하게 될 테니까. 」


연우정이 은사님에 대한 부채감을 덜어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 같아서 지호와 연우정의 관계가 더 애틋해져 왔다.

 

연우정이 지호의 하나뿐인 보호자이자 가족이 되었듯, 지호 역시 연우정에게 하나뿐인 가족이 되었고, 그 두 이방인이 만나 '우리 집'이라는 하나의 세상에 살게 되었다.

 

 

문득 생각했다. 내가 이 세상에 속할 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내 세상이 바로 여기 있었으니까. 그가 나의 세상이었으니까. 나는 이제야 내 세상을 만났고, 드디어 세상에 속한 것이었다.

나는 여기 있었다. 바로, 여기.

 

― 이방인 4권 '이방인의 세상' | 선명 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내 세상이라니 ㅠㅠㅠㅠㅠㅠㅠㅠ

 

이방인은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드는 감정선이 너무 좋다. 스며드는 과정은 나이 차이가 무색하게도 '납득 가능한' 선이라는 게 느껴져서 거부감이 없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없으면 안 되는 존재라는 것이 너무 좋다. 서로가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는 유일한 존재라는 것 그리고 그러한 둘이 만나 '사랑하는 사이'를 넘어서 '가족'이 된 관계라는 것. 쌍방구원물을 보고 싶으면 이방인을 단연 0순위로 추천하고 싶다.

 

 

 

"넌 항상 내가 생각도 못 한 걸 주더라. 그리고 그게……."

연우정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한쪽 눈가를 찡그렸다. 남은 손으로 그의 뺨을 쥐고 매만졌다.

"내 길을 늘여 주는 기분이야. 난 이미 끝까지 왔다고 생각했는데. 알아?"

 

― 이방인 5권(외전) | 선명 저

 

 

"거길 걸으면 좋아?"

"좋지."

"다 검사님한테 배운 거야."

그야말로 내게 길을 선사해 주었다. 내가 밟고 있는 어디도 그가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 이방인 5권(외전) | 선명 저

 

 

 

곱씹을수록 자꾸 좋아지고 생각나는 작품이다. 적어 두고 기억하고 싶은 부분이 자꾸만 생겨나서 추가하고 또 추가하고. 재탕하다가 또 추가되어 있을 지도.

 

 

 

 

 

 [ 소장인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