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치 시리즈 (ⓒ 쏘날개)

 

 

 

 [ 작품정보 ] 

 

* 배경/분야 : 현대물 
* 작품 키워드 : 키잡물 첫사랑 나이차이 코믹/개그물 달달물 일상물 힐링물 성장물 오해/착각 경찰/형사

* 인물 소개
   공 (현우종, 28살)

   - 다정공 집착공 초딩공 사랑꾼공 

   - 옆집 누나의 배 속에 있던 시절부터 치치를 지켜주기 위해 온힘을 다하는 남자. 다소 유치한 구석이 있으며 치치만 보면 어떻게든 괴롭히지 못해서 안달이 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 모든 것이 지극한 애정에서 나온 행동이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까. 치치를 위해서라면 못 할 일이 없다!
   수 (곽치언, 애칭 치치-현우종 한정, 20살)

   - 다정수 유혹수 짝사랑수

   - 내내 옆집에 살면서 자신을 지켜 주는 현우종을 좋아한다. 예비 형수 사건으로 우종에게 고백해 버리고 둘이 드디어 연인이 되었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은 첩첩산중. 그래도 하나씩 씩씩하게 이겨나가고 있습니다!
* 이럴 때 보세요 : 일상이 지치고 힘들 때. 가슴을 따끈따끈하게 채워 주는 무언가가 간절한 순간에.

 

 

 

 [ 개인의취향 ] 

 

치치시리즈 ★★★

현우종 ★★★★

곽치언 ★★☆

 

치치 시리즈  총 7권

2022.06.13. ~ 2022.06.16. 읽음

 

 

「 현우종……, 정말 대체 뭘까. 」

 

 

'치치'라는 귀여운 제목과 표지가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다. 8살 차이는 문제가 되지 않았고(요즘엔 나이 차이 신경 안 쓰고 잘 보는 것 같다) 그 외 키워드들도 불호가 없었고 초반만 미리 보기 했을 때 이게 무슨 이야기지?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7권이라는 엄청난 권수에 비해 한 권당 분량은 짧은 편인데 유독 잘 안 읽혀서 읽는데 오래 걸렸다. 초반 치치의 묘사에서 바로 덮어버릴 뻔했던 위기(편의점 도둑질)가 있었으나 흐린 눈 하고 넘겼는데, 생각해보면 그때 접어도 좋았을 걸 싶었던 작품이다. 현우종 보려고 끝까지 봤는데 굳이 현우종 붙잡고 끝까지 봐야 할 이유가 없었다는 뒤늦은 깨달음...

 

현우종은 철딱서니 없는 행동에 한 대 콩 쥐어박고 싶다가도 현실설렘이 느껴지는 인물이고, 치치는 귀여운 게 전부인 인물이었는데 그 귀여움이 '스무 살이라고?' 싶은 생각이 드는 귀여움이랄까. 어린 느낌이 아니라 그냥 '애' 느낌이라 많이 아쉬웠다. 현우종은 현우종 대로 매력 있고 치치는 20살이 아니라 그냥 귀여운 애라고 보면 귀여운데 둘이 붙여놓고 보면 나이 차이 적게 나는 조카 놀리는 막내 삼촌 같다. (실제로 내가 막내 이모랑 10살 차이도 안 나서 더 그런 느낌이 드는 걸 지도 모르지만.)

 

치치가 아이같이 어린 느낌이 들어서 현우종과 연애하는 맛이 없다. 4권까지도 그래서 둘이 사귄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나... 결국 마지막까지 둘이 연애하는 설렘은 한 번도 느껴진 적이 없었다.

― 나는 둘이 찐으로 연애하는 구나라는 자각도 2권에서 "사내놈이랑 연애하니 이런 건 편하네."를 보고 알았다.

마지막 7권에서 정말 오래된 '인연'이구나 느껴졌던 '애틋함'이 이 작품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느꼈던 조카 삼촌 관계 이외의 감정이었다. 분명 둘이 키스도 하고 씬도 있는데 그건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은? 내가 생각해도 희한한데 지금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이쯤 되니 나는 왜 이 작품을 끝까지 손에 놓지 못했을까 싶은데, 가족 시트콤 느낌으로 보다 보니 다 보게 된 것 같다. 티격태격하고 사건사고도 있지만 결국엔 따뜻한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어릴 때 시트콤에서 보던 딱 그런 느낌이었다. 현우종을 보면 저렇게 장난 많이 쳐도 저렇게 챙겨주고 예뻐해 주는 오빠나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어린 시절의 나도 생각나고.

― 특히, 치치 운동회 때 강아지 풀로 달래주던 현우종은 최고ㅠㅠㅠㅠㅠㅠ

 

 

 

보통은 더없는 무뢰한처럼 굴지만 아주 가끔 다정해질 때가 있어, 그나마 그 갭에서 오는 설렘으로 견딜 수밖에.

 

― 치치 시리즈 1 : 쟁취하라, 치치 1 | 쏘날개 저

 

 

꼴깍, 침을 삼키는 소리에 그의 입매가 실룩인다. 눈을 부릅떠 쏘아보자, 아슬아슬하게 입술을 맞닿아 오며 그가 핀잔을 놓았다.

"키스할 땐 눈 감는 거야, 치치."

 

― 치치 시리즈 2 : 쟁취하라, 치치 2 | 쏘날개 저

 

 

"…응? 왜 그래, 치치, 힘 빠졌어?"

언뜻 당황한 기척으로 현우종은 허릿짓도 멈추고 내 어깨를 흔들어 왔다.

"어이, 치치. 눈 떠 봐. …안 돼, 이러지 마. 일어나, 이대로 혼자 뻗어 버리면 어쩌라는 거야, 눈 떠, 치치! 야 인마, 너 이런 식으로 복수하지 마, 치치……!"

 

― 치치 시리즈 2 : 쟁취하라, 치치 2 | 쏘날개 저

 

 

이렇게나 사랑스러운 모양이라니, 이런 걸 갖고 있으면서 자랑하지 않는다면 정말 바보멍청이가 아닌가.

 

― 치치 시리즈 3 : 응답하라, 치치 1 | 쏘날개 저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현우종에게서 좋은 점을 자문해 보자면 어느 하나만을 꼽을 수가 없다.

 

우선, 어쩔 수 없이, 목소리가 가장 좋다. 빼곡한 머리숱도 좋고, 혼을 낼 때의 무서운 얼굴이나 짓궂은 일을 꾸밀 때의 악당 같은 얼굴도 좋다. 괴롭힘을 당할 때엔 냅다 들이받아 버리고 싶기도 하지만, 사실 꽉 껴안을 수 있는 기회라서 꽤 좋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평소 행실은 불량하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 앞에서는 반듯하게 자세를 가다듬는 태도가 무척 좋다. 하물며 며칠이나 씻지 않아 나쁜 냄새가 나는 것도 좋다.

 

― 치치 시리즈 3 : 응답하라, 치치 1 | 쏘날개 저

 

 

"아, 치치는 치사해서 치치치."

 

― 치치 시리즈 4 : 응답하라, 치치 2 | 쏘날개 저

 

 

"…동정하지 마."

"흐흥, 치치 동정은 형한테 줬지."

 

― 치치 시리즈 4 : 응답하라, 치치 2 | 쏘날개 저

 

 

"다른 것도 아니고, 어른들 입원해 계신 틈을 노릴 만큼 개차반은 아니란 말이지……."

 

"문 잠가."

그리고 시무룩하게 말을 놓고는 먼저 발길을 돌린다.

 

 

"치치, 문 열어 봐."

"오늘부터 그냥 개차반 씨라고 불러."

 

― 치치 시리즈 4 : 응답하라, 치치 2 | 쏘날개 저

 

 

"형이 옛날에, 참고만 있으면 더 분하니까 그냥 들이박아 버리라고 했잖아."

"그건 형이 가까이 있을 때만이지, 인마. 자, 또 아 해."

"…어쨌든 와 줬잖아."

"아?"

 

"맞아, 치치 위험할 때 형이 영웅처럼 등장했지."

"…응…."

 

― 치치 시리즈 5 : 치치 거기 있나요? 1 | 쏘날개 저

 

 

"우리 애기한테 누가 위험한 칼질 시켰어?"

짐짓 엄한 시늉과 함께 나를 옹호하며 얼러 왔다. 얄궂다. 입술을 말아 문 채 나는 다소곳이 눈길을 내리깔 뿐이었다. 그런데 그때,

"내가 시켰어."

주방 입구에서 할머니가 떨떠름한 어조로 말을 받으셨다. 콜록, 헛기침이 터졌다.

 

― 치치 시리즈 7 : 치치와 함께 춤을 | 쏘날개 저

 

 

나는 녀석의 바로 옆으로 털썩 배를 깔고 누운 채 팔꿈치를 괴고 공책을 펼쳤다. 그리고 지체 없이 연필을 굴려 첫 칸에 '나의 장래희망' 제목을 적었다.

 

치치가… 안전하게…

치치와… 재미있게…

 

그러다 문득, 명색이 '나'의 미래에 대한 각오를 다지는 것인데, 이처럼 녀석에게만 모든 것을 쏟아도 되는 것인가, 무엇보다, 녀석은 선선히 받아들일까. 하는 의구심이 떠올랐다. 그러나 이재 또, 애초에 평생 녀석을 끼고 살지도 못할 것 아닌가, 하는 현실적인 자각이 뒤따른다.

 

 

'그래, 그러면,'

순식간에 생기를 되찾으며 나는 녀석을 향해 즉각적인 타협안을 일러 주었다.

'스무 살까지만. 스무 살 되면 어른이니까, 그때까지는 형아가 너 보호해 줄 거야. 그리고 스무 살부터는 자유야.'

 

 

잔뜩 경직된 문자들. 나는 그것들 위로 과감히 가위표를 치고, 다음 페이지를 넘겼다. 그리고 새로운 빈 칸 첫줄에 곧바로 연필심을 이어 눌렀다.

 

치치와… 함께…

 

그때, 옆에서 녀석이 또 한 번 무릎을 풀썩였다. 알았다니까, 씩 웃음을 머금은 채 나는 마지막 단어를 써넣었다.

 

― 치치 시리즈 7 : 치치와 함께 춤을 | 쏘날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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