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현란한 (ⓒ 이가든)

 

 

 

 [ 작품정보 ] 

 

* 배경/분야 : 현대물

* 작품 키워드 : 일상물 친구>연인 첫사랑 이별 잔잔물 달달물

* 인물 소개
   공 (선우현, 28세)

   - 미남공 능글공 까칠공 상처공 수한정다정공 개과천선공

   - 탈도 많고, 사연도 많았던 소년 시절 화온을 만나 이래저래 주물러져 지금은 평범한 직장인.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화온을 자꾸 휘두른다.

   수 (정화온, 28세)

   - 다정수 잔망수 순정수 우유부단수 멍뭉이수 자존감이약간낮수

   - 조각칼 또라이였던 현을 어르고 달래던 장기를 살려 지금은 고등학교 국어 교사. 정신 차려야지, 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선우현에게 자꾸 휩쓸리고 만다.
* 이럴 때 보세요 : 마음을 따뜻하게 달래줄 사랑 이야기가 보고 싶을 때

 

 

 

 [ 개인의취향 ] 

 

온종일 현란한 ★★★☆

선우현 ★★★☆

정화온 ★★☆

 

온종일 현란한 총 2권

2022.06.17. ~ 2022.06.18. 읽음

 

 

정화온이 선우현과 헤어지기로 마음 먹었던 사연보다 선우현의 상처와 무심에 가까운 여유를 가장한 모습이 안쓰럽고 마음이 쓰여서 읽는 동안 정화온이 밉기도 또 선우현에게 정화온이 있어 다행이다 싶기도 했다. 정화온의 서운한 마음이 이해 가다가도 반복되는 삽질에 한 번씩 답답함이 몰려와 몇 번의 고비가 있었다. 헤어져도 헤어진 게 아닌 상태로, 서로에게 마음은 여전하지만 행복하지 못한 채로 그렇게 흐르는 시간 때문에 가슴이 꽉 막힌 기분으로 지켜보는 게 생각보다 힘들었다. (답답한 거 싫어 ╯︿╰) 하지만 둘은 떨어질 수 없잖아 ;~;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사실인데. 

 

 

정화온이 뒤늦게 후회하고 회장님께 선우현을 포기 할 수 없는 제 뜻을 전하고 공을 찾으러 다니고. 그와중에 선우현 집 비밀번호는 바껴있고, 차도 없는데 어디로 찾으러 가야할지 막막하고 그래서 돌아간 제 집에서 '왔어?' 라고 반기는 선우현을 봤을 때에는 내내 막혀있던 내 마음도 풀려버려 정화온이 된 것 마냥 울어버렸다.

 

 

"왔어?"

너는 파도처럼 나를 휘두르고, 나는 너에게 휩쓸려 깨진 유리 조각처럼 원 없이 휘둘린다. 너와 살아온 지금까지의 생이 그랬다.

"늦었네. 주말이라 이 시간이면 집에 있을 줄 알았는데."

나를 집어삼키는 네 풍랑은 너무 무자비해서, 언젠가는 기어코 너로 인해 죽겠다 싶은 질식감이 목 끝에 차오르곤 한다.

그런데도 내 생의 마지막이 내 조각에 닿아 갈라진 너를 보는 것이라면, 그것은 결코 내게 슬픔이나 고통은 될 수 없을 거라는, 그런 생각. 갈라진 물살로 영영 망망대해를 헤맬 너는 내게 더할 나위 없는 충만과 오롯한 행복일 것이다.

늘 네게 피해 입는 척 나는 이만큼이나 이기적이다.

 

― 온종일 현란한 2권 | 이가든 저

 

 

선우현이 울 때는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 너무 슬프고 속상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겉으로는 강해 보여도 속은 또 상처로 여린 게 선우현이라 마지막까지 그렇게 신경 쓰이고 괜히 정화온이 밉고 그랬다.

그래도 둘이 이제 헤어지지 말고 꼭 붙어 잘 살아! 

 

+) 정화온이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지만 사연이 어찌 되었건 본인이 일 쳐놓고 상대 앞에서 눈물을 여러 번 흘리는 건 싫어하는 개인적 불호 요소 때문에 선우현 우쭈쭈 내 새끼 시점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뒤에서 공 모르게 울면 안쓰러운데 앞에서 우는 건 싫더라고...)

 

 

 

 

 

인상 깊은 장면

여유를 가장하던 선우현이 정화온에게 감정을 토해내는 장면 (이래 놓고 후회한다고 ಥ_ಥ)

 

"정화온 나 하나만 묻자."

"놔. 이거 놓고 나가, 당장. …빨리 안 놔?"

"우리가 진짜 헤어졌나?"

 

― 온종일 현란한 2권 | 이가든 저

 

 

"너는 헤어진 사람이랑 그래? 아, 아니면 뭐. 헤어졌지만 가끔 땡길 때 만나서 섹스하는 잠자리 상대? 그런 거? 지난번처럼 너 꼴릴 때 나는 그냥 좆이나 빌려주면 된…."

애매한 짝, 소리와 함께 그의 얼굴이 돌아갔다.

하얗게 질린 얼굴로 화온이 비명처럼 내질렀다.

"너 미쳤어??!!"

"네가 나를 그렇게 취급하잖아 지금!"

 

믿을 수 없게도 그는 상처받은 표정이었다.

"멋대로 헤어지자고 해놓고 너는 항상 그런 눈으로 사람을 쳐다보지. 내가 아까워 미치겠다는 것처럼. 나 없으면 당장이라도 죽을 것처럼."

"그런, 그런 거 아,"

"그러면서도 끝까지 아니라고 해. 내가 보는 건 다 착각이야? 너만큼 내가 대단하지 못해서, 너를 제대로 다 못 보는 건가? 십몇 년 동안, 그 징글맞게 긴 시간 동안!!"

 

― 온종일 현란한 2권 | 이가든 저

 

 

"너만 나이 먹었어? 너 혼자 나 만났냐고, 나는!!"

점점 더 언성을 높이던 그가 떨리는 동공을 숨겼다 다시 내보이며 소리를 죽였다.

"……나는, 그냥 네가 물 주고 키워낸 화분 같은 건가?"

"……."

"정화온. 그래?"

 

― 온종일 현란한 2권 | 이가든 저

 

 

 

 

 

괴로운 것은 그래서 선우현을 더 사랑할 수 없음이 아니라 선우현의 부재였다. 선우현을 사랑하는 일은 그가 없이도 얼마든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었다.

 

― 온종일 현란한 1권 | 이가든 저

 

 

"우리 집으로 와라."

"……."

"평생이 싫으면 오늘만이라도."

 

― 온종일 현란한 1권 | 이가든 저

 

 

아, 나는 어쩌면 이렇게도 우유부단한 인간인지.

"아침 차려줄 테니까 일어나서 먹고 가. 늦지 않게 출근시켜 줄게. 그리고…."

어쩌면 이렇게도 나는 너 없이 고작 스무 밤도 채 보내지 못하는지. 또 어쩌면 이렇게나,

"눈 그렇게 가리지 마. 키스하라고 하는 것 같으니까."

이렇게나 온통 너인지.

 

― 온종일 현란한 1권 | 이가든 저

 

 

너는 나를 사랑하는 걸까. 아니면 나와 쌓은 현상을 사랑하는 걸까. 

네가 잃고 싶지 않았던 것은 나였을까. 아니면 내 손길이 덕지덕지 묻은 너의 일상이었을까.

그날 너는, 다른 사람을 만날지도 모르는 내게 화가 난 것일까. 아니면 너를 혼자 두고 갈지도 모르는 내게 화가 난 것일까. 그 둘은 뭐가 다른 걸까.

너는, 현아 너는.

…너는 나를 어느 정도로 인식하고 있을까. 나처럼, 온 세상 같을까?

 

― 온종일 현란한 1권 | 이가든 저

 

 

곁에 사람을 두는 것이 성가시다고 한 주제에 너 하나쯤은 있어도 좋을 것 같다고 했으니까. 나는 최선을 다해 그 자리를 지켜야 했다. '너 하나쯤'이었던 것이 시간이 지나자 언젠가부터 '너밖에 없어'가 되었다.

…알까. 그건 나에게 일생을 걸기 충분한 차라리 열렬한 고백이나 진배없었다는 걸. 

 

― 온종일 현란한 1권 | 이가든 저

 

 

끝끝내 제 발로 나를 찾아온 너 없이 내가 평생을 살아야 할 이유가 없어.

 

― 온종일 현란한 1권 | 이가든 저

 

 

"나는 너처럼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지도 않고, 누가 내 근처를 서성이는 게 피곤하고 싫어. 그런데도 내가 누군갈 사랑한다면, 그건 너야. 장담해. 처음 널 좋아한다고 말했던 그때의 나랑은 비교도 안 될 만큼 내가 지금의 너한테 얼마만큼 미쳐 있는지, 죽을 때까지 정화온 너는 다 몰라."

 

― 온종일 현란한 2권 | 이가든 저

 

 

 

 

 

 [ 소장인증 ]